내가 랜덤채팅 딥톡 팀에 합류한 이유
가가라이브를 넘어 한국의 chitchat의 되다

딥톡 친구들아 안녕? 오늘은 내가 이제까지 한 번도 얘기한 적 없었던 아주 솔직한 나만의 얘기를 들려주려고 해. 왜 내가 랜덤채팅 딥톡 팀에 합류했는지에 대해 말야.
지금의 나는 딥톡의 공동 창업자이자 메인 블로거로써 활동하고 있지만, 사실 어린 시절 나에게 랜덤채팅이란 그저 변태만 가득하고, 시간 떄우러 들어갔다가 기분만 상하고 나오는 그런 곳이었어. 분명 그 때의 나처럼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건 알고있어. 여전히 모든 대화의 90% 이상은 성적인 대화, 스캠 등이니까. 하지만 그러한 트래시 토크 중에서 정말 진심어린 대화를 하게 된다면 왜 내가 이 랜덤채팅이라는 공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지 공감할 수 있을거야.
지친 고등학교 시절의 유일한 안식처
고 2때였어. 모두가 마찬가지겠지만 나도 매일 매일 학교에, 학원에, 야자에 버거운 학업과 친구관계에 있어서 지쳐있던 때였어. 너무 지치고 힘들었지만 친구나 부모님에게 말하기엔 그들에겐 어쩌면 너무 사소한, 아니면 너무 죄송한 고민들이었던거지. 그렇게 그냥 마음에 쌓아두며 하루 하루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우연히 당시에 학교 내에서 유행했던 가가라이브라는 랜덤채팅을 들어갔었어.
솔직히 말하면 기대는 전혀 없었어. 대부분은 기분만 상하게 하는 몇 마디로 끝났고, 역시나하고 창을 닫아버리는 날이 부지기수였으니까. 대부분 그냥 남자인지 여자인지만 궁금해했고, 내가 여자라고 밝히면 뭐 다들 상상할 수 있듯이 뻔한 변태같은 질문과 만나자는 얘기 뿐이었지.
그런데 한 일주일 됐을까? 이제는 들어오지 말아야지. 이것도 시간 낭비다라고 생각하던 그 어느 날. 거짓말처럼 그곳에서 한 사람을 만났어. 내가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묻지 않았고, 어디 사는지도 묻지 않고 그냥 본인은 오늘 참 힘든 하루였다고 당신의 하루는 어땠는지 묻는거야. 처음이었어. 그렇게 담담하게 그냥 자신의 얘기를 풀어나가던 사람을 만난 게 말야. 이름도, 얼굴도 몰랐지만, 그와 나는 서로 사소한 고민들에 대해서 담담하게 풀어나갔고, 그 고민의 조각들을 하나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고 진심으로 서로 닦아주었어. 너 지금 그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나도 알 것 같아. 그 때 이 한 마디에 나는 그 당시 친했던 많은 친구들에게도 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었지.
처음 느꼈던 거야. 랜덤채팅이 그냥 변태들의 소굴이라고만 느꼈던 나에게, 처음으로 랜덤채팅의 익명성과 여기서 만난 낯선 상대라는 것이 나에게 오히려 안전한 대나무숲이 되어줄 수 있다는 걸. 그 안에서 나는 잠시나마 공부만 해야하고 속깊은 고민은 그저 속으로만 삼켜야 하는 고등학생이 아닌 그냥 나로 존재할 수 있었어. 모르겠어, 어쩌면 미화가 됐을지도 모르지만 그 때 당시엔 그 대화 덕분에 나는 지긋지긋했던 고등학교 시절을 버틸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봇과 광고, 자극적인 사진으로 가득한 지금의 랜덤채팅

시간이 흘러 나도 이제는 20대 중반이 되었고, 문득 그 시절의 따뜻한 익명 대화가 그리워졌어. 다시 한 번 그 때 같은 따뜻한 사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으로 오랜 만에 구글과 네이버에 랜덤채팅을 검색해보았지. 하지만 내가 마주한 현실은 참담했어. 거의 10년이 지난 기존 랜덤채팅 서비스는 관리 부재로 봇과 단순 매크로들로 가득했고, 불쾌한 목적의 유저들로 가득 차 있었어. 또 다른 앱은 무조건 내 사진을 걸어야만 했고, 헐벗은 사진들로 가득한 남자, 여자들로 가득한 사이트에서 수없이 쏟아지는 메시지를 견딜 수 없었어. 내가 알던 진심을 나누던 익명의 공간은 사라지고, 오직 피로감만 가득한 디지털 쓰레기통이 되어 있더라.
사실 이런 고민을 하면 그런 답변을 할 지도 몰라. '그냥 AI 채팅을 하면 되지 않아? AI 친구 서비스가 얼마나 많아, 거기서 너와 성향이 맞는 대화를 골라.' 물론 맞는 말이지. 그런데 나는 내 말을 100% 공감해주는 그러한 대화를 하고 싶은 생각이 아니었었어. 정말 사람 대 사람으로 진지하게 들어주고 낯선 상대의 배경에서 진심어린 조언도 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의 냄새가 나는 공간에서 대화를 하고 싶었던 거야. 이제는 정말 사람 대 사람의 진심을 나누는 익명 대화는 불가능한 걸까? 가장 솔직해야 할 익명의 랜덤채팅이라는 공간이 가장 위험하고 불순한 목적의 사람들로 오염된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웠어. 클린한 랜덤채팅을 찾기란 불가능해 보였지.
딥톡과의 만남: 내가 이 팀에 합류한 이유

그렇게 실망감에 잠겨있을 때, 나는 딥톡이라는 팀을 만나게 되었어. 그냥 그 때는 퇴근하고 블라인드 셀소, 나는솔로 채널을 보면서 시간을 때우는 게 낙이었는데 그 때 개발자 채널이었나, 거기에 한 글이 올라온거야. 본인은 사이드 프로젝트로 랜덤채팅을 만들고 있다고. 그리고 저녁시간에만 오픈을 해서 사람들이 보다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대화를 하게 만들고 싶다고. 신기했어. '아, 이런 앱을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구나?' 그 날 나는 그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처음으로 이제 딥톡팀이 가진 비전을 공유받을 수 있었어.
처음 딥톡팀의 비전을 들었을 땐 정말 눈이 번쩍 뜨이더라. 그들도 역시나 가가라이브라는 서비스를 경험했었었고, 내가 과거에 가가라이브에서 느꼈던 그 진심어린 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어. 그리고 과연 진심어린 대화를 하기 위해서, 그리고 여자가 불쾌하지 않은 채팅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기획하면 될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지. 그렇게 그 때 당시 고민하던 기획이 지금 딥톡에 묻어나고 있어.
- 로그인 없음: 정말 답답하고 내가 진심을 털어놓고 싶은 이 순간에 빠르게 대화할 수 있도록.
- 사진 없음: 겉모습이 아닌 오직 대화만으로 상대방과 내 자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 신고 기능 강화: 다른 랜덤채팅 플랫폼처럼 디지털 폐허가 되지 않도록.
랜덤채팅 딥톡 팀의 목표는 한국에서 가장 클린하고 세련된 랜덤채팅을 만드는 것이었어. 최근에 미국에도 그런 서비스가 떠오르고 있었거든. 'chitchat'이라는 서비스. 이 팀도 기존의 Omegle과 OmeTV와 같은 서비스가 점점 도태되는 것에 아쉬움을 느껴서 세련된 채팅을 만들고자 뭉친 팀이었어. 우리도 한국에서도 이런 서비스를 만들자는 의견이었지. 이건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내가 십 대 후반에 경험했던 버려진 진심을 복원하는 일이기도 하니까.
나는 여기서의 우연이 다시 한 번 누군가의 삶을 지탱해 줄 수 있다는 믿음으로, 랜덤채팅 딥톡이라는 사이드 프로젝트의 여정에 동참하기로 결정했어. 딥톡은 나에게, 그리고 네게 익명의 안전한 대화가 여전히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팀이니까.
오늘의 이야기가 네 마음을 움직였으면 해. 너의 모든 진심을 편안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안전한 대나무숲이 필요하다면, 딥톡에서 너만의 솔직한 대화를 시작해 보는 건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