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채팅 딥톡 vs 오픈채팅 비교 분석 (2025)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익명 채팅 서비스는 랜덤채팅 문제를 어떻게 풀까
안녕하세요. 데이터와 구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분석하는 김지훈입니다. 오늘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익명 채팅인 카카오톡 오픈채팅과, 랜덤 채팅 딥톡을 비교해보려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픈채팅과 랜덤채팅 딥톡은 익명 채팅이라는 같은 카테고리에 묶이지만 채팅을 바라보는 방향성은 전혀 다릅니다.
오픈채팅은 어떤 사람을 만날 지 사용자가 스스로 고르게 하고, 딥톡은 어떤 사람을 만날 지 랜덤 매칭에 맡깁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주제를 팔 수 있고,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익명 채팅.” 반면 딥톡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나를 숨긴 채로 대화를 하도록 설계된 랜덤 채팅."
오늘은 서로 다른 두 설계가 어떤 결과를 도출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글 시작 전 랜덤채팅 서비스와 딥톡의 비교를 볼 수 있는 다른 글도 추천드립니다.
👉 랜덤채팅 딥톡 vs 이오이카 비교 분석 (2025)
👉 랜덤채팅 딥톡 vs 가가라이브 비교 분석 (2025)
탄생 배경의 차이
카카오톡 오픈채팅
오픈채팅은 카카오톡이라는 거대한 메신저 위에 얹힌 기능입니다. 그래서 구조가 아주 명확합니다. 방이 있고, 방 제목이 있으며, 들어갈지 말지를 사용자가 직접 선택합니다. 분명 이 구조는 커뮤니티를 만들기 훌륭한 구조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모든 정보를 표출하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20대", "성인", "00년생" 이러한 모든 정보가 외부에 노출되고, 사용자들은 이 키워드 색인을 이용해 뚜렷한 목적을 가진 채 연결이 가능합니다.
랜덤채팅 딥톡
딥톡은 처음부터 “어떻게 하면 안전한 랜덤채팅을 만들 수 있을까?”를 전제로 설계됐습니다. 그래서 딥톡에는 방이 없고, 방 제목이 없으며, 들어가는 채팅 방이 랜덤하게 선택됩니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 있지만, 이건 분명 의도된 설계입니다.
주제를 고르는 오픈채팅 vs 주제를 고르지 않는 딥톡
오픈채팅은 사용자가 스스로 판단합니다. 방 제목을 보고, 분위기를 짐작하고, 내가 원하는 곳으로 입장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미 방을 생성한 자와, 방에 입장하는 자의 의도가 정해집니다. 그리고 의도가 정해진다는 것은 누군가는 그 의도를 불순한 목적으로 노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딥톡은 선택권을 주지 않습니다. 상대를 고를 수 없고, 어떤 사람인지 미리 알 수 없고, 랜덤한 곳으로 입장됩니다. 어떠한 의도도 노출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누구도 어떠한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누군가를 타겟하여 접근할 수 없습니다.
리스크는 운영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오픈채팅에서 종종 야기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 조건 만남·성매매
- 청소년·미성년자 노출
- 온라인 그루밍 범죄
이걸 관리 소홀의 문제로만 보면 이는 반쪽짜리 분석입니다. 이것은 이미 구조에서부터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리스크입니다. 주제를 노출하고, 사진과 닉네임으로 나를 설명하고,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구조. 이로인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딥톡은 랜덤채팅 사기에 어떻게 대응할까
딥톡은 문제 발생 이후 사후 대응을 하기보다, 애초에 사고가 생기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저희는 딥톡을 사용하는 모든 사용자가 착할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착할거야 라는 믿음이 아닌, 나쁜 사람이 접속하더라도 사건이 생기지 않도록 설계하였습니다. 그래서 딥톡은 아래와 같은 선택을 하였습니다.
- 특정 연령·성별을 노릴 수 없는 구조
- 주제를 통해 의도를 전달할 수 없는 구조
- 사진을 매개로 하는 접근을 차단한 구조
사진 기반 프로필이 만들어내는 사건·사고·리스크
현재 오픈채팅을 포함한 대부분의 채팅 서비스는 프로필 사진을 기본 옵션으로 제공합니다. 이는 분명 장점도 있습니다. 매력적인 외모를 뽐낼 수 있고, 빠르게 대화의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으며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구조는 아래와 같은 명확한 리스크를 수반합니다.
- 예쁜 여자 프로필 사진을 미끼로 한 로맨스 스캠
- 타인의 사진을 무단 도용하는 범죄
- 실제 인물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신뢰 문제
특히 예쁜 여자 프로필 사진은 쉬운 대화의 시작점이자, 동시에 로맨스 스캠 사기꾼의 가장 강력한 진입 수단이 됩니다.
딥톡이 사진 기능을 넣지 않은 이유
딥톡은 프로필 사진은 물론 대화 중 사진을 전달하는 기능 자체를 넣지 않았습니다. 이 결정은 의도적인 선택입니다. 저희는 텍스트 대화만으로도 서로 간의 충분히 의미 있는 연결이 가능하다고 믿었고, 사진이 개입되는 순간 발생하는 신뢰 문제를 원천적으로 제거하고자 했으며,로맨스 스캠, 사진 도용 같은 범죄의 진입 비용을 높이기 위함이었습니다.
사기꾼의 관점에서 보면 딥톡은 정말 매력 없는 서비스입니다. 사진으로 신뢰를 쌓기도 어렵고, 특정 대상을 골라 그루밍 범죄를 기획하기도 어려우며, 그렇기 때문에 친밀함 기반의 금전적 목적을 달성하기까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립니다. 굳이 사기를 치려면 딥톡보다 효율적인 플랫폼은 훨씬 많습니다.
운영 철학의 차이
오픈채팅은 말합니다. 우리는 규정을 만들고 어기면 제재한다. 딥톡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애초에 어기기 어려운 구조를 만든다. 물론 둘 중 하나가 정답은 아닙니다. 다만 미성년자 보호라는 관점에서는 분명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카카오톡 오픈채팅은 분명 좋은 서비스입니다. 특정 주제에 대해 소통하고 싶은 사람들의 아주 매력적인 대화 창구입니다.
오픈채팅과 딥톡. 같은 익명 채팅이라는 카테고리를 쓰지만, 하나는 자유를 중심에 두고 다른 하나는 사용자 보호를 중심에 둡니다. 딥톡은 오픈채팅을 대체하려는 서비스는 아닙니다. 구조적으로 오픈채팅이 풀기 어려운 문제를 가장 단순하고 강력한 방식으로 풀어보려는 시도에 가깝습니다.